비트코인 도미넌스(=지배력)는 시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다들 알다시피 가상화폐시장을 대표하는 이른바 ‘대장주’는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2021년 10월 22일 기준 2조 6천억 달러 정도인 가상화폐시장 전체 시가총액 중에서 비트코인은 절반이 조금 안 되는 1조 2천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1만여 종이나 되는 코인들이 존재한다지만, 비트코인 하나의 시총이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 된다는 건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이렇게 전체 시장 시총에서 비트코인이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트코인 도미넌스(Bitcoin Dominance)’이라고 부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땐 변변한 알트코인이 없었다 보니 시장 시총의 거의 전부가 비트코인이었겠지만, 이후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알트코인들의 도약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비트코인의 지배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30~6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에 투자할 때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바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시총 비중에 따라 시장 상황을 가늠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를 어느 정도 점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지배력이 50%를 넘어 60%, 70%까지 높아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한 가지는, 가상화폐시장 내 투자심리가 썩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앞서 가상화폐시장 내에서 비트코인은 상대적인 안전자산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비트코인은 여전히 위험자산 축에 속하지만 전체 유동성이나 실생활에서의 활용도, 기관투자가 참여, 네트워크 규모 등에서 여타 알트코인에 비해 안전자산일 수밖에 없죠.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면서도 알트코인보다 비트코인투자를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시장 에너지가 강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비트코인의 심각한 투기성 문제, 안전자산인가? 위험자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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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인가요, 위험자산인가요? 경제기사를 자주 읽거나 한두 걸음이라도 투자에 발을 들여놓은 분들이라면 ‘안전자산’이니 ‘위험자산’이니 하는 단어를 꽤 들어봤을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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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개인들보다 기관투자가들이 시세 흐름을 주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가상화폐시장에 기관들의 투자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관들은 거래량이 많고 유동성이 양호한 비트코인 위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관 주도 장세일 땐 아무래도 알트코인보다 비트코인이 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이 주도하는 장을 생각해보면 훨씬 이해가 쉬울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의 쏠림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해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비트코인이 너무 강해 지배력이 크게 높아진다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진 비트코인을 덜 사면서 상대적으로 싸다고 느껴지는 알트코인을 매수하려 할 것이니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다시 내려갈 겁니다. 즉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고점에 가까워질수록 알트코인 매수 기회가 커진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50% 아래로 내려가 40%, 30%까지 간다면 시장은 과열로 볼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낮아진다는 건, 그만큼 알트코인들의 시총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에 비해 알트코인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높은 편이니,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내려간다는 건 시장 내 과열 또는 투기적 움직임이 커졌다는 뜻이 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무한정 오를 수만은 없으니, 비트코인 가격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리스크가 더 따르더라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알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과 그에 따르는 보상(risk-reward profile)’이라는 투자의 원칙에서 충분히 납득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기관이 상대적으로 장기투자하는 반면 개인들은 단타 위주라는 관점이라면, 개인 참여가 많은 알트코인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건 그만큼 시장이 위험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실제 이런 관점에서 전통적인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도미넌스 하락을 가상화폐시장 과열은 물론이고 버블의 징후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2021년 초에 70%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지배력이 4월에 40%까지 급격하게 내려가자 미국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인 수요로 인해 알트코인 가격이 뛰면서 비트코인 지배력이 약화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7년 말에 있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지금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를 향후 시장 하락의 징후로 볼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공식대로 시장이 흘러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 감소를 단순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 수요에 의한 것이 아닌, 보다 구조적인 변화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 외에 이더리움까지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기도 합니다. 2017~2018년과 달리,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와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활성화하면서 플랫폼으로서의 이더리움 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생활에서의 사용 측면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는 이더리움에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습니다.
결국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낮아질 때 시장 과열을 우려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한편에서 시장 내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함께 가져야만 올바른 투자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 단위로, 사진이나 비디오, 오디오와 기타 여러 유형의 디지털 파일이 고유 값을 가짐으로써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희소성을 가지는 디지털 자산. 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짐
비트코인 초보자를 위한 꿀팁
: 전체 가상화폐시장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트코인 도미넌스'라고 하며, 이는 시장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 또한 시장 내 투자 열기가 얼마나 높은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평균 이상으로 높아지면 알트코인을 매수할 기회를 노려봐야 하고, 반대로 도미넌스가 너무 낮아지면 알트코인투자 과열을 고민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