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코인과 나쁜 코인을 평가해주는 곳도 있나요?
경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신용등급(Credit Rating)’이라는 용어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신용등급은 특정한 국가나 기업, 개인에 대한 시장에서의 신인도, 신뢰도를 말합니다.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정부나 기업,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리려는 개인의 재무적인 능력을 측정해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이 신용등급이 높다는 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높은 우량한 경제주체라는 뜻이 되죠.
이를 기업에만 국한시켜놓고 본다면, 국제적으로는 ‘무디스(Moody’s),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라는 3대 신용평가사가 있고, 국내에는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정보’라는 3대 평가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특정 기업의 신뢰도를 평가하거나 대출 상환능력을 평가할 때 이들 평가사들이 매기는 신용등급을 보고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시 가상화폐 얘기로 돌아와서, 이 ‘코인시장에도 이렇게 공신력 있고 누구나 믿을 만한 코인들의 신용등급이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에 50년 정도 역사를 가진, 미국 내 자그마한 독립 신용평가사인 와이스 레이팅(Weiss Rating)이라는 회사가 세계 최초로 이러한 생각을 실제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와이스 레이팅은 비트코인 광풍이 전 세계에 불어닥쳤던 지난 2018년 1월부터 주요 코인들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등 총 100여 종에 이르는 개별 코인들에 대해 가장 높은 등급인 A부터 B, C, D, E까지 5개의 등급을 부여하고, 각 등급마다 ‘+’와 ‘-’를 둬 ‘A+’와 ‘A’ ‘A-’처럼 총 15개의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보면 와이스 레이팅은 자신들의 코인 평가에 대해 ‘전통적인 신용평가의 틀 내에서 50년 이상의 신용평가 경험과 정확성을 가상화폐에 적용했고, 특히 앞선 컴퓨터 분석 모델을 통해 여러 코인들의 가치와 리스크를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이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코인 별 거래 패턴과 실물경제에서의 채택(Adoption), 보안,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력, 투자 위험 대비 보상(risk-to-reward)*이라는 큰 카테고리를 가지고, 그에 따른 1,000여 개의 세부 항목을 평가해 해당 코인의 등급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와이스 레이팅 측은 매주 한 번씩 100여 개 코인의 등급을 공개하고, 그 과정에 신용등급이 올라가거나 내려간 코인에 대해서는 코멘트도 첨부합니다.
위험대비 보상(Risk-to-Return)
: 투자자가 얼마의 돈을 투자했을 때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가 얼마이고, 그에 따른 기대 수익이 얼마인 지를 통계적으로 산출한 지표. 통상 위험대비 보상이 1:2 또는 1:3 정도일 때 투자를 실행하게 됨
또한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등 격일로 ‘와이스 크립토 얼럿(Weiss Crypto Alert)’이라는 일종의 뉴스레터를 회원들에게 발송해 가상화폐에 대한 전문가들이 작성한 투자 정보와 시장 내 스캠(Scam)* 정보, 시장 전략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캠(Scam)
: ‘신용 사기’를 뜻하는 용어로, 가상화폐시장에서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를 현혹시킴으로써 투자금을 유치한 뒤 파산하거나 잠적하는 사기 행위를 통칭하는 말로 쓰임
다만 와이스 레이팅은 2018년 1월에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처음으로 내놓은 평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신용등급을 ‘C+’로, 이더리움 등급을 ‘B’로 제시해 평가의 적정성에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신용등급 자체가 해당 코인의 투자 수익을 반영하지 않는 만큼 실제 투자자 관점에선 별로 의미 없는 지표라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와이스 레이팅의 설립자인 마틴 와이스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의 신용등급은 시장에서의 시세 변동보다는 해당 코인 프로젝트의 기술력이나 실제 경제에서의 적용 가능성 등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와이스 레이팅에서 발표하는 코인 신용등급이 그 자체로 가상화폐투자에 큰 도움이 되진 못하더라도 장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신뢰할 만한 코인을 찾는 데 있어서 나름대로 유용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와이스 레이팅이 유용하긴 하지만,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코인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국내 코인만을 위한 등급 평가가 필요할 겁니다. 그 역할을 앞서 언급한 크로스앵글이 ‘쟁글(Xangle.io)’이라는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상화폐 정보공유 필수사이트 8곳!
가상화폐 투자정보는 어디서 얻나요? “가격이 널뛰기를 하니 너무 위험하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그런 널뛰는 듯한 가상화폐의 높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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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글은 금감원 전자공시인 ‘다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앞서 설명했는데, 쟁글은 이런 공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코인에 등급을 매기는 서비스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해당 코인의 발행 회사와 팀 역량, 투자자관계(IR)과 공시 활동, 발행 회사의 재무 건전성, 토큰의 지배구조, 경영 성과, 기술 감사와 법률 자문 여부 등을 기준으로, 코인을 최고인 ‘AAA’ 등급부터 최하 ‘D’등급까지 총 18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AA+’로 모든 코인들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고 있고, 이더리움은 ‘AA’로 비트코인의 뒤를 잇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초보자를 위한 꿀팁
: 당장 투자에는 큰 도움이 안 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특정 코인에 대한 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코인 신용등급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와이스 레이팅이라는 신용평가회사가, 국내에선 쟁글이라는 민간 사이트가 이런 코인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투자할 만한 코인을 선택하는 데 어느 정도의 지침이 될 수 있으니 잘 활용해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