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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금리는 낮아지는데 주가는 오르는 이유 (기준금리, 연방준비제도, 양적완화, 코스톨라니 달걀모형이론)

금리가 낮아지면 회사나 사람들이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쉬워진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이 늘어나면서 그 돈이 주식시장으로 흐른다.

이게 바로 주가가 오르는 이유다.
 
금리는 돈에 대한 대가, 돈의 값이다. 돈의 값은 누가 결정할까? 시장에서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긴 하나 중앙은행이 기준값,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거의 한몸처럼 움직이는 시대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하는 통화정책은 전 세계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오죽했으면 ‘연준에 맞서지 마라(Don’t fight Fed)’는 증시 격언이 생겼을까. 연준이 달러를 풀거나 줄이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연준 정책에 반하는 투자를 했다간 큰코다친다는 얘기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나?
 
경기가 침체되면 가계 소비가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기업은 생산과 고용을 줄인다. 그리고 고용이 줄어들면 가계는 소득이 감소해 또 다시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때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 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가계와 기업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빌린 돈은 가계 소비로 이어지고 소비가 늘어난 만큼 기업은 생산을 늘려 경기가 조금씩 살아난다. 경기가 회복되어 물가 상승이 걱정될 수준이 되면 중앙은행은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다. 시중에 있는 돈을 줄여서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서이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절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을 관리한다. 이를 유동성이라고 한다. 유동성은 개인, 기업 등 경제주체가 보유한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금리가 낮으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쉬우니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나고 반대로 금리가 높으면 유동성이 줄어들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되자 연준은 기준금리를 0%대로 내렸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은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마이너스 금리란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수수료를 내야 한단 얘기다. 이것도 모자라 연준은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사들이고, 그 대가로 달러를 지불해 사방에 달러 공급을 늘리는 양적완화(QE)를 실시했다. 유럽, 일본 중앙은행들도 자국 국채 등을 매입해 각각 유로화, 엔화 등 자국 통화 공급을 늘렸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는 것이나 국채 등을 매입해 양적완화를 하는 것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공급된 유동성은 여러 곳으로 이동하는데 그중 하나가 주식시장이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경기가 안 좋으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줄어드니 돈의 값, 즉 금리가 떨어진다. 돈의 값이 싸지면 시중에 유동성이 풀리고, 이렇게 풀린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흘러가 주가를 올린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굳이 위험한 주식시장에 투자할 것 없이 은행에 예금하면 되기 때문에 주식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그 결과 주가는 하락한다. 이렇게만 보면 금리와 주가는 역의 관계로 보인다. 그러나 둘의 관계는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유럽의 워렌 버핏,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는 금리와 주가의 관계를 달걀모델로 정리했다. 달걀모델은 금리 변화에 따라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금리가 높으면 투자자들은 은행에 예금할 것이다. 그러다 경기가 위축되어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돈이 채권으로 이동한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정반대로 움직이니 금리가 더 떨어질 것 같다면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강해진다.

경기침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개입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돈의 공급을 늘려 금리가 더 낮아진다면 채권보다 임대수익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져 돈이 부동산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후 금리가 더 떨어져 최저점을 찍게 되면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해 부동산에 있던 돈은 주식으로 이동한다.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투자를 늘리기 위해 빚을 내면서 돈의 값인 금리가 올라간다. 이때까지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인해 주가가 오른다. 그러다 물가 상승을 걱정할 정도까지 경기가 과열되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판단이 들어 주식으로 갔던 돈은 다시 예금으로 이동한다. 달걀모델대로라면 주식은 금리가 저점을 지날 때 사서 고점에 다가갈 때 팔아야 한다.

▲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

경기 바닥과 경기 고점에서 금리와 주가는 역의 관계를 보이지만 경기침체 초반에는 금리가 떨어져도 주가가 오르지 않고, 경기가 막 회복하기 시작한 때에는 금리가 상승해도 주가가 오른다.
 
돈의 힘으로 오른 증시, 경기 뒷받침 안 되면 모래성
 
금리와 주식의 관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시기는 중앙은행이 경기가 좋다고 판단해 금리를 올리려고 할 때다. 주식시장은 2008년 이후 장기간 저금리에 길들여지다 보니 시중에 돈이 줄어든다는 것에 상당히 민감해졌다.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은 미국 경기가 회복해 매달 매입하는 국채 규모를 줄이겠단 뜻을 내비쳤다가 역풍을 맞았다. 유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두려움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한바탕 소동을 겪고 나니 연준도 두려워졌다. 연준은 시장의 눈치를 살피다 2014년말 양적완화를 종료했고, 금리는 2015년말에야 조금씩 오를 수 있었다.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계 대공황 수준의 경기침체가 우려되자 연준은 금리를 또 다시 제로 수준으로 내렸고 국채 매입을 무섭게 늘렸다. 연준이 달러 공급을 늘리기 위해 국채를 매입하면 연준 자산이 늘어나는데 연준 자산은 2020년 5월 7조달러로 증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7년말까지 10년 넘게 늘어났던 자산의 80%가 5개월 만에 증가한 것이다. 유동성의 힘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20년 3월 12.5% 하락하더니 4월 12.7% 반등한 이후 5개월 연속 상승,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계속되는데도 주가가 오를 때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과 주가가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공존한다. 유동성으로 끌어올려진 주가는 2013년에 경험했듯이 경기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과 같다. 어두운 조명 아래 예쁘고 잘 생겨보이던 이성이 환한 곳에서 보면 콩깍지가 벗겨지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언제까지 조명 아래에만 있을 수는 없다. 유동성이 풀렸을 때 가계, 기업 등으로 흘러가 실제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유동성을 줄여도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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