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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한국 코스피 코스닥 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한 2가지 이유

한국 기업들은 왜 그렇게 배당에 인색할까?

기업의 실적 변동성이 크고, 불황에 파산 위험이 큰 상황에서 경영자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

이 질문을 던지면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 즉 낮은 배당수익률 문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00년 이후 한국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 흐름을 살펴보면, 1%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2008(2%)인데,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100)의 분모(=주가)가 크게 떨어진 탓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2008년의 배당금 지급액이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징후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07년 배당금 지급액이 13조원이었는데, 2008 15조원으로 소폭 늘어났다가 2009년에는 10조원으로 다시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일이 2000년대에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1996년 기사를 보면,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세계의 주요 주식시장 36군데 중에서 33위에 그쳤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꾸준히 쥐꼬리 배당을 지급하는 이유는 두 가지 요인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1. 첫 번째 요인은 한국 대기업 집단의 총수 지분율이 단 3.5%에 불과한 데에서 기인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돈을 잘 벌어서 배당을 100억원을 지급했다고 해도, 총수 일가에 떨어지는 배당금은 3.5억원에 불과하며,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감안하면 실제 수령액은 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100억원을 벌면 평균적으로 15억원 남짓만 배당을 할 뿐이며, 이것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글로벌 기업들 덕분에 높아진 것입니다.

2.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이익 변동성이 대단히 크다는 점도 배당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수출에 따라 이익이 들쑥날쑥 움직이니 기업들 입장에서는잘나갈 때일수록 조심하는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수출이 잘된다고 방심(!)해 배당을 지급하기보다는, 이 돈을 잘 비축하고 또 적절하게 투자해서 경쟁력을 개선시키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당금 지급은 배부른 투정처럼 치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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