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잘 나올 종목에 미리 투자해두면 투자 수익률이 오른다.
애널리스트들은 수익률을 더 높이기 위해 미리 실적을 예상해 둔다.
실적이 좋다 아니다는, 예상치를 두고 판단한다.
‘삼성전자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주가가 올랐다’ 매 분기 기업 실적이 발표될 때가 되면 으레 볼 수 있는 헤드라인이다. 그렇다면 실적은 정확히 언제쯤 발표되는 것일까? 또 실적이 잘 나왔다거나 못 나왔다고 말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어닝쇼크와 어닝서프라이즈의 기준은?
기업의 실적이 정식으로 발표되기 전에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실적의 잠정치를 내놓는다. 실적이 잘 나오면 기업가치가 오르며 주가도 상승하는데, 만약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실적이 잘 나올 것을 예상하고 해당 주식을 사 놓으면 주가 상승을 더 크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이 실적과 같은 중요 정보를 공시 이전에 미리 흘리는 것은 불법이다. 그래서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실적을 가능한 정확하게 예측해 증권사의 고객들이 한 발 앞선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업에 방문해 공장이 얼마나 돌아가나 가늠해보고, 해당 상장사에 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들을 만나 얘기도 들어보며 이번 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나올 것 같은지를 예상하는 식이다.
이렇게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실적 전망치의 평균치를 구한 게 바로 ‘컨센서스(Consensus)’다. 이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실제 실적이 잘 나왔는지 못 나왔는지를 따진다. 만약 이 컨센서스보다 실제 실적이 10% 이상 잘 나오면 ‘어닝서프라이즈’, 반대로 못 나왔을 경우엔 ‘어닝쇼크’라고 판단한다. 기준을 누가 10%라고 딱 정하진 않았지만, 시장에선 대략 10% 상회·하회를 서프라이즈와 쇼크의 기준으로 삼는다.
보통 큰 폭으로 예상치를 상회한 어닝서프라이즈가 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반대의 경우는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어닝 서프라이즈가 났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고, 쇼크가 났다고 해서 100% 주가가 떨어지지도 않는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지속적으로 매도해 온 경우에는 오히려 어닝쇼크가 발표된 당일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
실적 발표 때 눈여겨보면 좋은 항목들
한편 실적을 볼 때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각각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최근 사업의 규모와 현금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매출액은 해당 기업이 기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의 총량을 나타낸다. 투자자들은 작년 동기 매출액과 비교해 이번 분기 회사가 총 얼마의 돈을 벌어들였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및 일반관리비를 뺀 금액을 말한다(영업이익=매출액-매출원가-관리비·판매비). 매출액은 비슷하거나 더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더 크게 줄었다는 건 영업비용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것으로, 효율적으로 비용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단 업종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므로 비슷한 업종끼리 비교해보는 게 좋다.
한편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손익을 반영하고 법인세 비용까지 차감시킨 금액이다(당기순이익=영업이익+영업외손익-영업외비용-법인세). 영업외손익이란 예금이자, 부동산 투자, 기업체 및 각종 자산투자 등 영업과 별도로 기업이 벌인 기타사업에서 벌거나 잃은 돈들을 말한다.
당기순이익은 ‘순’이라는 말이 들어있어 마치 순수한 이익을 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기업이 진짜 돈을 잘 버는지 확인하려면 당기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을 확인하는 게 더 적절하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과 달리 영업활동 이외에 일시적이고 비경상적인 활동, 즉 본업이 아닌 일을 통해 얻은 이익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회사 소유의 부동산 및 설비를 매각해 이익을 남기거나 자사주나 채권을 팔아서 이익을 남긴 것도 영업외손익으로 계산되어 당기순이익에 포함된다.
실제 2015년에 한국전력공사는 11조 3,4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이보다 더 많은 13조 4,13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2조원가량 더 많았던 것은 당시 한전 본사 부지를 현대차그룹에 10조원 이상으로 매각한 덕이었다. 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2조 7,990억원) 폭증한 수치였는데, 이듬해 바로 7조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성적표 공개 안 하는 기업은 즉시 상장폐지
성적이 낮으면 부모님에게 보여주기 싫듯, 기업도 실적이 안좋으면 투자자에게 숨기고 싶을 것이다. 만약 기업이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한 분기나 반기가 종료되면 이로부터 45일 이내에, 한 해(회계연도)가 종료되면 90일 이내에 실적을 발표해야 한다. 각각 분기보고서, 반기보고서, 사업보고서를 공시해 실적을 밝히는 것이다. 예컨대 12월 결산법인 기준으로 1분기 실적은 분기 보고서를 통해 3월말로부터 45일이 지난 5월 중순까지 공시해야 하며, 한 해를 결산한 실적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12월말로부터 90일 이내인 3월말~4월초까지 제출해야 한다.
분기·반기·사업보고서 제출은 의무다. 주요기업이 성적표를 보여줘야 투자자들도 내 돈을 맡길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거래소는 분기·사업보고서를 늦게 낸 상장사의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해 지켜본다. 만약 제출기한으로부터 10일 이내에도 제출하지 않는다면 즉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다만 상장사 중에서는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잠정실적을 미리 밝히는 경우도 있다. 완전히 결산이 끝나지 않아서 변동이 있을 순 있지만, 이번 분기에는 이만큼 돈을 벌었다는 것을 미리 투자자에게 고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규모가 큰 회사의 경우 대부분 매 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