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기대가 얼마만큼 모여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그럼 시가총액을 보면 된다.
산업의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인기 있는 종목도 달라진다. 시가총액은 산업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65조원 증발… 1천조원 밑으로’
‘코로나 패닉에 세계 증시 시가총액 열흘새 3천조원 증발’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치자 이런 제목의 뉴스가 쏟아졌다. 시가총액이 증발해버렸다는 것인데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시가총액
개별 종목의 시가총액은 발행주식총수(상장주식 수)와 현재의 주가를 곱해 계산하고, 코스피 시가총액은 코스피 상장회사의 시가총액을 합산한 것이다.
시가총액은 주식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것은 주식시장 규모가 그만큼 줄어들었단 뜻이다. 하루아침에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 리 없으니 주가가 급락했다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경제 활동 자체가 붕괴되면서 기업 실적이 나빠질 것이 뻔하고, 그러다 보면 문을 닫는 기업이 생길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현금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주식을 팔고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려는 움직임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현재 해당 회사의 기업 가치가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주당 가격이 1만원이고 발행주식 수가 5천만주인 종목의 시가총액은 5천억원이다. 이론적으로 5천억원만 있으면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 가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상승할 것이고 그만큼 시가총액 규모도 커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회사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20년 8월 현재 343조원대다. 이는 2020년 우리나라 예산 512조원의 67%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58조원대로 두 번째로 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가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산업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알 수 있다.
시가총액의 변화는 곧 산업의 변화를 의미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어떤 업종이 한 나라의 산업, 경제를 좌우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우리가 현재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는 애플이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 3위는 아마존, 4위는 알파벳, 5위는 페이스북이다(2020년 8월 기준). 이들의 공통점은 온라인 플랫폼 및 관련 기기 업체라는 점이다. ‘데이터’가 황금알인 4차 산업혁명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관련 업체의 시가총액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주가가 매일 변동하므로 시가총액 규모도 매번 바뀐다. 하지만 단기간에는 별 의미가 없다. 그러나 10년, 20년 장기간에 걸쳐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회사들이 그 시대 그 나라의 경제를 좌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는 가전제품 등 전기 기기 제조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시가총액 상위 50위권 내에서도 GE를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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