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이라는 학교에 우등생만 몰아넣은 반은 '코스피' 시장.
아직 성적은 낮아도 장차 큰일 할 것처럼 보이는 유망주만 몰아놓은 반은 '코스닥' 시장.
매일 경제뉴스를 보면 ‘코스피 지수가 얼마 떨어졌네, 코스닥 지수가 얼마 떨어졌네’ 하는 이야기가 보도되는 걸 볼 수 있다.
둘 다 결국 한국 주식시장에 속해있는 건데 굳이 구분해서 부르는 이유는 뭘까? 두 시장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우량주 시장인 ‘코스피’, 유망주 시장인 ‘코스닥’
투자자 입장에선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은 전혀 다르지 않다.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도 똑같고, 공시 등 여러 시스템이 똑같은 메커니즘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만 두 시장 간의 성격에 차이가 있다.
코스피 시장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종목들이 모여 있는 시장이다. 코스피 시장의 대장주는 삼성전자이고, 이 외에 네이버, 현대차, LG생활건강 등 이름만 들어도 대기업인 걸 알 수 있는 기업들이 모여 있다.
한편 코스닥 시장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만든 시장이다. 그래서 대장주가 셀트리온헬스케어이고, 이 외에 바이오종목이 많다. 케이엠더블유와 같은 IT 종목이나 CJ ENM과 같은 콘텐츠 종목들도 즐비하다. 오늘내일 실적은 다소 불안불안할지 몰라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종목들이 상장되어 있는 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성격을 가르는 두 시장 사이의 여러 ‘허들’
코스피 시장이 우량주 위주, 코스닥 시장이 유망주 위주로 구성될 수 있었던 건 두 시장 사이의 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상장요건이 다르다. 코스피 시장은 상장요건이 까다롭다. 상장할 수 있는 루트가 몇 가지 있는데 이 중 일부를 살펴보면,
- 최근 매출이 1천억원 이상이고 3년 평균 매출이 700억원 이상이면서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흑자인 경우
- 최근 매출액이 1천억원 이상이면서 기준시가총액이 2천억원 이상일 때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상장요건이 느슨하다. 유망주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면 아예 시장에 진입조차 불가능할 테니 말이다. 기준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20억원 및 시가총액 90억원
- 시가총액 500억원 및 매출액 30억원
- 최근 2사업연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가총액 기준과 매출액 기준이 코스피 시장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코스닥 시장에는 일정한 수준의 시가총액과 성장성만 갖추면 이익을 못 내고 있더라도 상장할 수 있는 ‘테슬라요건’ 등도 있다.
두 시장은 퇴출기준도 다르다. 코스닥 시장은 상장 문턱이 낮은 만큼 코스피 시장에 비해 퇴출도 더 쉽다. 코스닥 시장에선 영업적자가 4년 연속이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5년 연속이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영업적자와 관련된 상장폐지 규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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