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의 수익을 올리고 싶어서 선택하는 레버리지와 곱버스 투자.
단, 오래 하면 할수록 ‘음의 복리효과’가 커져 손실이 누적된다.
되도록 단기투자만 하자!
‘지수는 그대로인데 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왜 -12%인 거야?’
레버리지·곱버스(인버스 2배) ETF에 투자한 사람들이 많이 가지는 의문 중 하나다. 기초지수는 투자했을 때와 비슷한데 레버리지나 곱버스 ETF의 손실은 10배 가까이 난다는 것이다. 이건 ‘음의 복리효과’ 때문인데, 레버리지·인버스 투자를 오래 하면 안 되는 이유와도 직결된다. 오래 하면 할수록 손실을 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가가 출렁이는 사이에 손실은 누적
코스피200지수가 오늘 100포인트라고 가정하고, 이 지수가 내일은 10% 하락하고 내일 모레엔 10% 상승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지수가 100포인트가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100에서 10%(10포인트) 하락하면 90포인트이고, 90포인트에서 10%(9포인트) 상승하면 99포인트이니까 말이다.
변동 폭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예컨대 지수가 100포인트에서 50% 하락했을 경우, 수익률을 다시 0으로 만들려면 50포인트에서 추가로 50포인트 더 상승해야 하니 다음날엔 수익률을 100% 올려야 한다.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손실을 회복하기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그러니 일일 지수 변동폭의 두 배를 곱한 만큼 수익·손실이 돌아오는 레버리지·곱버스 ETF는 변동성이 큰 장에선 오래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좋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손실 회복에 필요한 만큼 반등하지도 못했는데 다음날 다시 지수가 빠지면 누적 수익률 하락은 더 커지기만 하니까 말이다.
예컨대 코스피200지수가 100포인트였을 때 코스피200레버리지ETF를 매수했다고 하자. 내일은 10% 빠지고 내일모레 다시 10% 올랐다. 그러면 지수는 100-90-99가 되는데, 레버리지 ETF는 100-80-96이 된다. 지수는 단 1포인트 빠졌을 뿐인데 레버리지 ETF로는 4%나 손해를 보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곱버스 ETF도 마찬가지다. 100-120-96으로 4% 손해를 보게 된다. 이 원리를 ‘음의 복리효과’라고도 부른다.
계속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면 좋겠지만
물론 지수가 줄곧 한방향으로 움직이기만 한다면 그 방향으로 베팅한 레버리지·곱버스 ETF의 수익률은 더 커진다. 코스피200지수가 이틀 연속 10% 올랐다고 가정한다면(100-110-120), 코스피200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100-120-144가 된다. 즉 원래 지수보다 10포인트 이상 수익률을 추가로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곱버스 ETF 역시 지수가 계속 내리기만 한다면 똑같이 추가 수익률을 더 크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주가는 오늘 오르면 내일 내리기도 하고,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악재가 발생하면 위아래로 크게 출렁이기도 한다. 하루에 코스피200지수가 10%씩 아래위로 출렁이는 건 예삿일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레버리지·곱버스 ETF는 무조건 단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려있다고 장기투자를 하다간 앉아서 수익률만 까먹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곱버스 ETF의 경우는 기업들의 실적이 조금씩이라도 오르고 주가도 이를 따라간다면 평생 자신이 매수했던 가격대로는 돌아오지 않은 채 손실만 대규모로 불어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