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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3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이다.

 

숫자에 약한 사람은 일부분이지만, 숫자에 신뢰를 보이는 사람은 많다. 대중을 선동하거나, 타인을 설득할 때 숫자 언급이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이다. 그만큼 꼼꼼하고 정확하다는 인상을 풍겨서다. 실제 그런 경우가 적지 않다. 그냥 두리뭉실하게 대충대충 장사하다가는 쪽박을 차기 십상이다. 사업을 할 때 회계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앞으로 벌고 뒤로 손해 보기 쉽다. 경리 직원이 몰래 솔솔 돈을 빼먹는 회사가 그렇다. 사장이 은행 가서 두 발 두 손 다 동원해 빌어 대출받고, 거래처에서 고개를 조아리며 좋지 않은 간 건강을 무릅쓰고 술 접대를 해 봤자다.

 

숫자로 이뤄진 통계나 여론 조사는 각종 현상을 이해하는 지표가 된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이나 집단 역시 이러한 수치에 둘러싸여 있다. 어떠한 행위나 결정의 근거로 작용한다. 거기에서 한시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무서운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친하거나 믿는 사람의 감언이설이 그렇듯이 미혹으로 빠뜨리는 속임수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통계 오류가 자주 나타나는 게 '평균' 개념이다. 중간값이라지만, 내부 성격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지나치게 불균등한 집단의 수치가 비교적 균등한 집단보다 높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시각적 효과가 큰 막대와 선 그래프도 자주 동원된다. 같은 수치의 변동도 그리기에 따라 진폭이 크게 달라진다. 이런 통계의 왜곡은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극언까지 나오게 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도 통계의 허구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강민석 대변인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가 실익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한 통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출국하는 중국인 수를, 한국인 수로 잘못 해석하고 말았다. 하지 말아야 할 착오였다. 해명 과정에서 사태가 더 꼬여버렸다. 유리한 날 수치만 내놓은 것이다. '중국인 입국자보다 한국인 출국자가 많다'는 논리를 유지하려고 다른 날짜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통계를 선택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무지보다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이제 통계 지식은 유능한 시민이 가져야 할 필수 항목이다. 의문 부호를 통계마다 붙이는 습관을 지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