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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주식 자동 프로그램 매매는 누가, 왜 할까?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콘탱고, 백워데이션, 헷지, 베이시스)

돈이 많고 바쁜 기관과 외국인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살 종목들을 미리 바구니에 담아놓고 때가 되면 자동으로 사고판다.

프로그램 매매가 우리에게 주는 투자 힌트가 있다.

주식시장에선 외국인, 기관, 개인투자자처럼 기계도 주식을 사고판다. 이를 ‘프로그램 매매’라고 한다. 프로그램 매매는 투자자가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떤 종목을 얼마나 매매할 것인지를 사전에 프로그램화하고, 해당 조건이 맞을 경우 컴퓨터가 자동 매매하도록 한 거래 기법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한꺼번에 여러 주식을 매매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외국인, 기관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현명한 투자자라면 프로그램 매매 방향을 예측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왜 하는 것일까?
 
기관투자가들은 한꺼번에 수십 개 종목을 사고팔아야 할 일이 많다. 이미 갖고 있는 종목도 많거니와 원하는 가격에 한꺼번에 사고 싶은 종목도 많을 것이다. 프로그램 매매를 이용하면 사람이 일일이 매매 버튼을 클릭하지 않고 동시에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어 편리하다.

코스피 시장에선 15개 종목 이상, 코스닥 시장에선 10개 종목 이상을 한꺼번에 동시에 사고파는 프로그램 매매가 있는데, 이를 ‘비차익 거래’라고 한다. 원하는 수십 개의 종목을 ‘주식 꾸러미’, 즉 바스켓(Basket)에 담아 거기에 들어 있는 종목을 매매한다.

그런데 왜 ‘비차익 거래’라고 할까? 그것은 차익 거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프로그램 매매의 꽃은 차익 거래다. 차익 거래 역시 비차익 거래처럼 수십 개의 종목을 바스켓으로 만들어 매매한다. 그러나 목적은 다르다. 비차익 거래는 해당 주식들이 좋거나 나빠보여서 사거나 파는 것인데, 차익 거래는 해당 주식들을 샀으면 반드시 이와 연계된 '선물'을 파는 거래를 동반한다.

프로그램 매매의 꽃인 ‘차익 거래’
 
프로그램 매매에서 차익 거래는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코스피200지수, 코스닥150지수가 현물이라면 코스피200선물, 코스닥150선물은 선물이다. 차익 거래는 같은 물건을 싼 값에 사서 비싸게 팔고 그 차이를 이익으로 남기는 것을 말한다. 같은 물건이라도 장소, 시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선물 가격은 현물의 미래 가격이므로 시간차에 따라 발생하는 차익을 얻는 거래다.

현물과 선물을 비교해 더 싼 것을 사고 비싼 것을 파는 거래를 하게 된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를 베이시스(Basis)라고 하는데 베이시스가 플러스(+)이면 선물이 현물보다 비싼 '콘탱고' 상태인 것이고, 마이너스(-)라면 선물이 현물보다 싼 '백워데이션' 상태를 의미한다. 현물이 더 싸면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매수 차익 거래’가 일어나고, 현물이 더 비싸면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 차익 거래’가 나타난다.

코스피200이니까 200개 종목을 한꺼번에 사들여야 할까? 그렇지 않다. 삼성전자만 해도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일부를 골라 바스켓에 담고, 이 종목들을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매수하면 된다. 보통 15~30개 종목을 꾸러미로 만든다.

이후 선물 만기가 돌아오면 반대 거래가 이뤄진다. 매수 차익 거래였다면 현물을 다시 팔고, 선물을 사는 거래가 이뤄지고 매도 차익 거래였다면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거래가 이뤄진다. 샀던 것은 팔고, 팔았던 것은 사면서 그 차익만 얻는 것이다. 이를 포지션 청산이라고 한다. 선물을 파는 거래는 ‘숏 포지션(short position)’이라고 하고, 만기 때는 반대 거래가 일어나면서 숏 포지션이 청산되었다고 말한다. 선물을 사는 거래를 ‘롱 포지션(long position)’이라고 하고 만기 때는 롱 포지션 청산 거래가 일어났다고 한다.

차익 거래로 어떻게 돈을 벌까?
 
한 달, 두 달 뒤에 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하나는 사는 거래를 했고, 또 다른 하나는 파는 거래를 했다. 선물 또는 현물 둘 중의 하나는 반드시 손실이 나고, 또 다른 하나는 반드시 이익이 난다.

도대체 이런 거래는 왜 할까? 기관투자가들은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고 손실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이를 ‘헷지(Hedge)’라고 한다. 다른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손해 볼 위험을 방어하는 투자법이다.

그렇다면 차익 거래를 통해 돈을 벌 수 있을까? 오늘이 8월말이고 코스피200 현물 시세가 200포인트인데 9월 둘째 주 목요일이 만기인 9월물 코스피200 선물 시세가 205포인트라고 하자. 가격이 비싼 선물 2계약을 매도하기로 했다고 가정할 때 선물 매도 금액은 선물 가격(205포인트), 선물 1계약당 매매단가인 25만원과 2계약을 곱해 계산한다. 1억 250만원이다.

동시에 현물을 매수한다. 200포인트, 2계약, 25만원을 곱한 1억원 어치의 현물을 바스켓으로 사들이는 것이다. 9월 만기일에 코스피200 종가는 195포인트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현물 투자에서는 250만원을 잃게 되었으나 선물 투자에선 500만원의 이득을 봐 전체적으로 250만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매도 차익 거래로도 돈을 벌 수 있다. 코스피200 현물 시세는 200포인트인데 9월에 만기되는 선물은 195포인트라고 가정하자. 이번엔 선물 2계약을 9,750만원 매수하고, 현물을 1억원가량 팔았다. 9월 만기일엔 코스피200 종가가 202포인트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현물에선 100만원이 손해이지만 선물에선 350만원이 이득이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프로그램 매매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내 대형주를 상대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만약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상태라면 이론적으로 현물을 매도하는 ‘매도 차익 거래’가 일어나고, 반대의 상황이라면 현물 매수 거래가 일어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전자의 경우엔 대형주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후자의 경우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거래는 만기가 되면 반대 거래가 이뤄진다. 매수차익 잔고가 많다면 만기일이 가까워졌을 때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일어날 수 있고, 반대로 매도차익 잔고가 많다면 매수세가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매수차익 잔고가 많은지, 매도차익 잔고가 많은지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2015년 통계의 부정확성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 차익 잔고 공시제도가 폐지되었다. 현재로선 시장의 방향성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통설이다. 증권가에선 투자자별로 누적된 선물 계약이나 평소의 매매패턴을 분석해 예측하는데,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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