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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1등업체도 못버티고 매물로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이 공식적으로는 부인했으나 9일 주식시장에선 CJ CGV매각설이 나왔다. 공식 부인에도 CJ CGV매각 가능성은 없지 않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600%~700% 수준인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재무구조 개선 작업 중에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영화관 관객이 줄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50%)을 차지하고 있는 일등 영화관 기업이 현상 유지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CJ CGV뿐만이 아니다. M&A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들어 의외로 많은 내수시장 주요업체가 경영에 어려움을 느껴 매물로 나왔다고 설명한다. CJ CGV 외에도 이베이 코리아, 잡코리아, 아웃백 등이 올해 들어 M&A 시장에 새로 나왔다.

 

 

이 기업들의 특징은 각 업계 1위, 또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선두권 업체라는 점이다. 일등 업체마저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정도로 내수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선두 업체가 이 정도면, 후발주자들은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 구조가 수출 중심이다 보니 반도체 시황 등등에 가려져 있지만, 내수 시장은 붕괴 직전이라고 할 만하다. 최근 1년간 음식료 업종지수는 22% 하락했고, 유통업은 26.3% 하락했다. 건설은 34.4%, 통신은 18.1%, 금융은 30.91%, 은행은 40.4%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근근이 2000선 안팎에서 맴돌고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같은 극히 일부인 글로벌 기업 덕분이다. 최근 롯데쇼핑이 200개 점포를 매각한다고 했더니 도리어 주가가 상승한 것은 그만큼 내수시장에 기대하는 투자 심리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현 정부는 야당이던 시절,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을 공격하면서 "일부 수출 대기업만 잘 나가는 것일 뿐 내수는 망가졌다. 수출이 좋아봐야 일부 대기업과 대기업 직장인만 수혜를 누린다"고 공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대표로 재임할 당시 여러 번에 걸쳐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그 말을 그대로 돌려줄 수 있는 시점이다. 아니, 내수시장은 그 당시보다 훨씬 얼어붙어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급락,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쟁적인 기준금리 인하 등 변수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기업만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좀 더 적극적으로 경제 활력이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 법인세 인하와 최저임금 인하, 대출규제 완화 등이 대안으로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